이번 포스팅에서는 글을 고쳐 쓰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다.
고쳐쓰기는 흔히 오류를 수정하거나 문장을 다듬는 일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고쳐쓰기는 글쓰기의 의미를 생각하고 경험하게 되는 중요한 과정이다. 자신이 쓴 글을 다시 보면서 ‘무엇’을 쓸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쓸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기 때문이다. 고쳐쓰기는 바로 이러한 고민에서 시작된다.
글의 내용을 고민하며 고쳐 쓰는 과정을 통해서는 글이 담고 있는 사유를 심화시켜 나가기도 한다. 글에 논지가 분명하게 드러나 있지 않은 것은 표현이 명료하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내용을 충분히 숙고하지 않아서 명확하게 서술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럴 때는 글의 표현이나 구성을 검토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통해 내용의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해야 한다.
말은 하는 순간 사라지지만. 글은 문자로 기록되고 시공간의 한계를 넘어 여러 사람에게 읽힌다. 따라서 글은 맥락을 떠나서도 이해될 수 있도록 쓰여야 한다. 또한, 말해지거나 생각이 떠오르는 순서가 아니라 읽히거나 보이는 방식으로 편집되어야 한다. 즉, 글쓴이의 의도나 주제를 가장 효율적으로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게 구성하고 배열해야 한다.
간결한 문장은 논리를 명확히 드러내기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는 오류도 쉽게 드러난다. 사전을 이용하여 쉽고 임상적인 단어를 찾아보거나, 단어들 사이의 미묘한 차이를 느껴 보는 것도 적절한 표현을 찾는 유용한 방법이다. 이와 같이 글의 표현과 형태를 살펴보고 고치는 일은 내용을 고쳐 쓰는 일 못지않게 글의 전달력과 완성도를 높여 준다.
초고를 쓴 후에 글을 다시 읽어 보면 단번에 고치기가 어려울 만큼 문제가 복잡하다고 느낄 수 있다. 주제는 빈약해 보이고, 논리 전개도 자연스럽지 못해 보일 수 있다. 하나씩 고쳐 나가다 보면 아예 처음부터 다시 쓰는 것이 편할 때도 있다. 고쳐쓰기는 이처럼 쉽지 않은 과정이므로 구체적 절차와 방법이 필요하다.
고쳐쓰기를 할 때에는 내용과 형식을 구별하면서 전체에서 작은 부분으로, 단계적으로 접근해 나가야 한다. 각 단계에서 검토해야 할 구체적 항목을 설정해야 하며. 무엇을 고칠 것인지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글을 최종적으로 완성하기까지는 이와 같은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한다.
처음에는 '주제'를 포함하여 내용을 전체적으로 살펴본다. 주제가 분명하게 드러나는지, 빠진 내용이나 논거는 없는지, 또는 주제를 벗어나거나 불분명한 표현은 없는지 검토한다. 그런 후에 필요한 내용을 추가하거나 불필요한 내용을 삭제한다. 또 내용상의 논리에도 무리가 없는지 점검한다.
다음으로는 내용의 논리에 맞게 글이 ‘구성‘되었는지 검토한다. 글쓴이의 생각은 일차적으로 구성을 통해 설득력 있게 표현되고 전달되기 때문이다. 문제 제기, 주장, 논거, 반론, 대안 제시 등 논리적 요소들이 적절히 단락을 이루고 자연스럽게 연결되는지 검토한다. 또한, 주제를 구현하기에 적절하게 전개되었는지도 살펴보고 수정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 단락 재배치와 함께, 내용을 추가 하거나 삭제하는 작업도 한다.
다음으로 '단락'의 구체적 내용이나 서술을 고쳐 쓴다. 각 단락이 간결하고 분명하게, 적절한 기능을 하도록 수정해야 한다. 단락의 핵심 문장을 확인하여 그 위치나 표현이 적절한지 점검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문장과도 긴밀하게 연결되도록 고쳐 쓴다.
마지막으로 '문장'을 다듬는다. 문장은 글쓴이가 말하려는 주제를 표현하는 기본 단위이다. 하나의 문장이 하나의 생각을 담고 있는지, 지나치게 길거나 복잡하지 않은지, 또 문장 성분들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으며 서로 어울리는지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이러한 수정 과정을 거쳐야만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는 문장으로 다듬어 갈 수 있다.
고쳐쓰기에서 중요한 일은 쓴 글을 읽고 검토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특히 자신의 글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초고를 완성한 후에 어느 정도 시간적 간격을 두었다가 나중에 글을 다시 살펴보는 것이 좋다. 시간이 흐르면 생각에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글을 다시 읽으면 고쳐야 할 내용이 더 잘 보인다.
구성, 단락, 문장 등 층위를 나누어 살펴보거나 단계적으로 고쳐 쓰는 것도 자신의 글에 거리를 두면서 고쳐쓰기를 할 수 있는 방법이다. 글을 출력하여 인쇄물 형태로 보면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단락을 잘 구분할 수 있고 적절한 분량으로 채워졌는지, 논리적으로 배열되었는지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문장을 고칠 때 소리를 내어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내용이나 논리가 분명하면 문장이 더 잘 읽히기 때문이다.
이제 구체적인 고쳐쓰기 방법들을 살펴보자. 먼저 글을 읽어 보고 전반적인 수정 방향이나 계획을 세운다. 글의 구성에 대해서는 개요 형식으로 써 보는 것이 좋다. 단락별로 읽고 검토한 내용을 기록하며 세세한 수정 방법도 메모한다. 필요 없는 내용은 삭제하고. 추가하거나 보완할 부분은 미리 준비하거나 간단히 써 본다.
초고 검토의 첫 단계에서는 글 전체의 수정 방향이나 집중적으로 수정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 판단한다. 글의 주제를 생각하면서 부족한 내용을 보충하는 것도 이 단계에서 해야 할 일이다. 초고를 읽으면서 전체적 흐름이나 구성, 내용을 검토하고 수정 방향을 세운 후에 수정 사항과 방안을 기록한 것이 '수정 개요'이다. 수정 개요는 초고 검토안인 동시에 고쳐쓰기 계획안이다.
고쳐쓰기를 할 때에는 검토한 내용을 초고에 직접 메모하기도 한다. 단락별 의미나 기능을 살펴보면서 각 단락 옆에 이를 메모해 놓으면 수정해야 할 방향을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되므로 다음과 같이, 단락 옆에 검토한 내용 이나 수정 방향을 구체적으로 작성한다. 수정할 부분이 많거나. 문장 오류가 있는 부분은 직접 글 위에 기록한다.
단락을 짜임새 있게 고쳐 쓰기 위해서는 단락의 문법을 이해해야 한다. 먼저, 단락의 핵심 내용이 분명하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지며 다음 단락으로 잘 이어지면 논리적 일관성을 갖추게 된다. 다음으로, 내용상의 논리는 겉으로도 잘 구현되어야 한다. 적절한 표현을 통해 단락 내 문장 들이 긴밀히 연결되고, 하나의 단락으로서의 통일된 느낌을 갖추어야 한다. 이것을 단락의 응집성이라고 한다.
논리적 일관성과 응집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단락의 의미와 기능을 생각하며 단락 안에서 문장을 구성하고 배치하는 방식으로 검토하고 고쳐 쓰는 연습이 필요하다. 특히 문장을 수정할 때에는 하나의 문장이나 이어지는 두 문장이 아니라, 단락을 이루는 여러 문장들을 한눈에 보면서 고치는 것이 좋다. 단락 전체의 문장들을 하나의 그림이나 지도처럼 시각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이때 불필요한 부분을 지워 내용의 통일성을 유지하면서, 같은 대상에 대한 표현들을 연관되게 하여 응집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응집성은 대상을 동일한 단어로 표현한다고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맥락에 따라 다른 형태로 변환할 때 문장들이 긴밀하게 연결되며, 응집성이 높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동일한 주어라 해도 위치에 따라 표현은 달라진다. 첫 문장에서 대상을 특정하는 이름을 썼다면, 이어지는 문장에서는 지시 표현을 쓰거나 생략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렇게 쓴 글은 흐름이 끊기지 않고 한 호흡으로 읽히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다.
또한 글을 고쳐 쓸 때에는 하나의 단락, 또는 이어지는 단락들을 쉬지 않고 한 번에 읽을 필요가 있다. 특히 한 단락 은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읽어야 한다. 그래서 마치 한 단락이 한 문장처럼 막힘없이 읽히도록 자연스럽게 연결되는지 주의를 기울여 살펴보아야 한다.
오늘은 글을 고쳐 쓰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만약 여러분이 지금 검토하고 있는 글이 잘 읽히지 않거나, 쉽게 파악되지 않는다면 단락 속의 문장들이 제각각 떨어져 있지 않은지, 혹은 논리가 엉켜 있지 않은지 살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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