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에서는 글의 논제를 설정하는 법에 대해 알아보겠다. 글쓴이는 구상 과정을 거쳐 화제를 잡은 후 논제 생성 단계로 들어간다. 논제란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구체적인 문제를 뜻한다. 글을 쓸 때 특정한 논제가 주어질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무엇을 논할지 문제를 고안하고 선택하는 일은 글쓴이가 주체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기초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논제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구상 과정에서 넓게 잡은 화제를 가공하여 정교하게 만들어야 한다. 논제는 글쓴이의 문제 발견 능력, 문제 설정 능력, 창의성을 반영하고 표현할 수 있는 중요한 창구이다. 좋은 논제를 설정한다면 글쓰기의 첫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디딘 것으로 볼 수 있다. 논제를 세울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알아보자.
논제 설정의 방향은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 글쓰기는 공중(公衆)을 향해 수행하는 공적인 발화 행위이다. 그러므로 글쓴이는 쓰기를 시작해서 마칠 때까지 자신의 사고, 판단, 주장을 성실하게 검토하고 성찰해야 한다. 논제를 설정할 때도 검토와 성찰이 따라야 하는데, 특히 좋은 논제를 만들기 위해 생각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1) 공적으로 다룰 만한 것인가
생성한 논제가 공적으로 제기할 만한 것인지 그리고 누군가와 공유할 만한 것 인지 따져 봐야 한다. 다루려는 논제가 개인적인 관심사나 흥미의 수준에 머물 러 있다면 설득력과 파급력을 갖춘 글을 쓰기 어렵다. 그러므로 논제를 구상할 때는 '이 문제를 왜 제기하는가?', '이 문제는 어떤 점에서 중요한가?', '이 문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 자신이 제시한 질문의 가치를 묻고 이에 대해 적절한 답을 마련하고 있다면 그 논제를 다룰 준비와 책임을 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 내가 다룰 수 있는 것인가
글을 쓰기 위해서는 화제를 다룰 수 있는 차원과 크기의 논제로 다듬어야 한다. 논제가 너무 크면 초점과 구체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피상적인 논의에 그치기 쉽다. 반대로 논제를 너무 작게 잡으면, 내용의 풍부함과 논의의 완성도를 갖추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글쓴이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선에서 적절한 수준의 논제를 생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불어 일정 기간 내에 준비하여 완수해야 하는 글쓰기의 일반적인 조건 역시 고려해야 한다. 주어진 시간 내에 준비 작업을 거쳐 작성하고 결과물을 내야 하므로 자신이 충실하게 감당할 수 있는 크기로 논제를 조절해야 한다.
(3) 나의 관심을 반영하고 있는가
자신의 경험, 관심사. 문제의식을 충분히 반영하여 논제를 생성한다면 글을 쓸 때 동기 부여 및 몰입도 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글쓰기를 통해 자신이 관심을 갖는 문제나 발언하고 싶은 내용을 독자와 공유할 수 있으므로 평소 다루고 싶었던 것을 다듬어 논제로 설정해 본다.
관심 분야에서 논제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떤 문제에 탐구 의욕을 갖는지. 어떤 대상에 학술적으로 접근하고 싶은지를 지속적으로 반추해야 한다. 흥미로운 아이디어나 가치 있는 내용을 기록해 두는 습관을 들인다면 논제를 잡을 때 도움이 된다. 이 같은 방식으로 논제를 생성하면 글쓰기 전 과정이 활기를 띨 수 있다.
그렇다면 논제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글쓴이는 화제에서 출발하여 자신이 쓰고 싶은 논제를 구체화한다. 논제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기까지는 구상과 다듬기를 반복해야 한다. 논제 설정은 한 번에 완성되지 않으므로 논제로서 적절성. 의의, 완성도를 갖출 때까지 생성 및 검토 작업을 지속한다. 논제를 구상하고 구성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과정과 방법을 따른다.
(1) 논제는 질문형으로 제시한다.
논제는 글쓴이가 다룰 구체적인 문제를 뜻한다. 글로 풀어낼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고 생각하고 여러 내용과 형식의 물음을 구성해 본다. 글쓴이는 자신이 어떤 문제를 어떤 질서에 따라 논할지 예상해 가면서 논제 설정 작업을 이어가야 한다. 자기 글의 대략을 가늠하면서 계획을 구체화해 갈 때 질문형 논제 생성 기술이 도움이 된다.
다양하게 만들어 낸 질문을 나열, 조합, 선별하고 질문의 연관성을 검토하면서 관계를 만들어 보면, 무엇에 대해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을지 대략적으로 판단 할 수 있다. 감당해야 할 크고 작은 질문들을 글쓴이 스스로 인지한다면, 논제에 어울리는 글의 전반적인 구도와 체계를 비교적 용이하게 구상할 수 있다.
(2) 논제는 주관식 질문 형식으로 생성한다.
논제 설정은 글 전체의 기획 및 내용 생성과 직접 연결되므로 큰 그림을 그려 가며 진행한다. 논제를 잡은 이후에 본격적으로 수행할 쓰기 작업을 염두에 두고 구체화하는 것이 좋은데, 이를 위해 논제를 질문형으로 제시하는 방법을 살펴보았다. 이때 주관식으로 답할 수 있는 ‘열린 질문' 형태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논제를 잡을 때 '예/아니요'와 같이 단답형 답변을 유도하는 형식을 취하게 되면 자신이 어떤 작업을 어떤 순서로 하게 될지 예상하기 어려워진다. '예/아니요' 형태로 답을 내리면 끝나는 '닫힌 질문'의 경우, 글 전체 내용을 생성하는 일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없다. 따라서 논제는 주관식 질문으로 생성한다.
(3) 육하원칙 의문사를 활용하여 논제를 생성하고 구체화한다.
논제 설정을 위한 주관식 질문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무엇', '누구'와 같은 육하원칙 의문사 붙이기를 통해 생성할 수 있다. 크고 넓은 화제를 중심에 놓고 여기에 의문사를 자유롭게, 반복적으로 붙이면서 많은 질문을 만들어 본다.
대략 잡았던 화제를 '~는 무엇인가?', '~는 어떠한가?', '~는 어떻게 되는가?', '~를 어떻게 하는가?', '~는 누구인가?', '~는 왜 그런가?’, '~는 언제(부터)인가?' 등과 같은 의문형 문장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글쓴이는 사유하고 분석할 문제를 확보하게 된다.
(4) 다양한 질문들을 결합하여 논제를 두텁게 한다.
육하원칙 의문사를 이용하여 논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글쓴이는 여러 가지 질문을 생성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하나의 질문만 선택하여 논제로 삼을 수도 있지만. 글의 내용 전반을 풍성하게 구성하고 싶다면 여러 질문을 결합하여 논제를 '두텁게' 구성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의문형 질문을 두 개 이상 연결 지어 나열해 보자. 예를 들어 '무엇'+'어떻게'+'왜'의 형태로도, '언제'+'누가'+'왜'의 형태로도 이을 수 있다.
조합하고 연결하는 과정이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자유롭게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적절하고 유효한 결합형 논제가 무엇인지 판단하고 최종 선택할 수 있다. 결합형 논제의 경우 질문들의 순서를 잡는 것도 중요한데. 연결한 질문들의 배치를 바꿔 가며 정돈해 보면 쓰기의 대략도 예상 가능하므로 안정적으로 집필을 준비할 수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논제를 설정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예상외로 포스팅이 길어졌으나, 여러분이 논제를 설정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