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에세이 쓰기 과정은 일반적인 학술 글쓰기와 마찬가지로 크게 '계획하기, 작성하기, 고쳐쓰기'의 세 단계로 구성된다. 학술 에세이를 쓰기에 앞서 각 단계의 성격과 세부 활동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계획하기'의 단계에서는 (1) 학술 에세이를 쓰는 이유와 목적 탐색하기, (2) 예상 독자를 설정하고 특징 분석하기, (3) 탐색할 자료의 성격과 범위 정하기, (4) 문제의식을 구체화하여 주제 정하기, (5) 계획서 작성하기 등의 활동이 이루어진다.
'작성하기'의 단계에서는 (1) 글의 구성과 체계 짜기, (2) 서두-본론-결말에 해당하는 내용 구성하기, (3) 인용할 자료의 위치와 서술 분량 정하기, (4) 적합한 서술과 표현 방법을 찾아 활용하기 등의 활동이 이루어진다.
'고쳐쓰기'의 단계에서는 (1) 글이 학술 에세이의 성격에 부합하는지, (2) 계획한 내용이 작성의 단계에서 잘 실현되었는지, (3) 글의 전체적인 내용이 주제에 부합하는지, (4) 글이 일관성 있게 잘 전개되었는지, (5) 구성과 표현상의 문제는 없는지 등을 점검하며 글을 수정하고 보완한다.
학술 에세이 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은 주제를 설정하는 단계이다. 사람들은 흔히 글을 써 나가는 과정에서는 많은 정성을 들이지만, 주제를 탐색하고 검증하는 과정에서는 집중력을 보이지 않거나 수동적인 자세를 취한다. 그런데 '어떻게 쓰느냐'에 앞서 글의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은 '무엇에 대하여 쓰느냐' 하는 것이다. 좋은 학술 에세이를 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참신하고 가치 있는 주제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학술 에세이의 경우, 과제의 성격과 요건에 따라 주제를 탐색하는 과정은 달라질 수 있다. 학술 에세이 과제는 다양한 방식으로 제시될 수 있는데, 일반적인 사례 세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텍스트가 제시되는 경우
글쓰기의 대상이 특정 텍스트로 한정된 경우에는 텍스트를 중심에 놓고 무엇을 쓸 것인지를 계획할 수 있다. 시, 소설, 영화, 연극, 음악, 회화 등의 예술 작품이나 연구서, 대중서와 같은 저작물이 논의 대상으로 제시되었다면, 주어진 텍스트를 감상하는 일에서부터 글쓰기 활동은 시작된다.
이 경우에는 사전 조사를 미리 하는 것보다 텍스트를 읽거나 보는 활동을 선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솔직한 감상평과 지적 호기심은 텍스트 분석의 출발점이자 글쓰기의 중요한 동력이다. 따라서 텍스트 감상이 이루어진 이후에, 기존의 관점과 논의를 검토하고 자신의 생각을 견주어 보며 화제와 주제를 탐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텍스트가 속한 장르에 대한 이해를 가져야 하며, 학술 에세이의 주제를 잘 드러내 줄 수 있는 적합한 분석 방법과 서술 방식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 화제가 제시되는 경우
공통의 화제가 주어진 경우에는 우선 해당 화제가 제시된 맥락과 선정 이유를 이해해야 한다. 공통의 화제는 과제 제출자가 제시한 것일 수도 있고, 동료들과 함께 논의한 결과 선택된 것일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화제와 관련된 자료들을 탐색하는 활동에 바로 진입할 수 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유의해야 하는 것은 화제가 부여되었다고 해서 무엇에 관하여 쓸 것인지가 곧바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글쓴이는 화제와 관련하여 평소 자신이 가지고 있던 생각이나 관심사를 떠올려 보며 문제의식을 구체화한다. 또한 다양한 자료들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화제와 관련된 기존의 논의 지형을 폭넓게 파악하고, 이를 매개로 복합적인 인식을 갖거나 이전과는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재해석한다. 글쓴이는 화제를 새롭게 인식하고 그것을 정제하여 재조직하며, 발견한 정보나 아이디어를 분류하고 유형화하는 활동을 통해 문제의식을 구체적으로 구성한다.
■ 자유 과제인 경우
글쓴이가 자유롭게 화제를 선택할 수 있는 경우에는 여러 절차를 밟아 가면서 주제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통의 텍스트나 화제가 주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넓은 탐구 영역에서 관심사를 좁혀 나가며 화제를 찾는다. 이때에는 참신하거나 의미 있는 주제를 설정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자유롭게 생각을 확장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화제를 찾는 여러 방법을 활용해 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이를테면, 브레인스토밍을 한 내용을 분류하고 범주화하여 관심 있는 화제를 찾아볼 수 있다. 화제를 정한 다음에는 이와 관련하여 그동안 어떠한 쟁점이 제기되었는지, 주로 어떤 주체가 관심을 갖고 의견을 표명하였는지, 각각이 제시하는 주장과 근거는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 등을 검토한다. 이 과정에서 글쓴이는 화제로부터 구체적인 문제의식을 획득할 수 있고, 독자적인 관점과 입장을 세울 수 있다.
한편, 글쓴이가 직접 주제를 선택할 수 있는 경우에는 적절한 연구 방법을 찾고 이를 학습하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글의 주제나 목적에 적합한 연구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많이 활용하는 연구 방법들 (실험, 참여 관찰, 인터뷰, 설문 조사, 텍스트 분석 등)을 폭넓게 탐색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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