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에세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관심 있는 화제를 발견하고 주제를 구체화 하였다면, 다음 단계에서는 주제의 가치와 논의의 필요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한다. 주제를 검증하는 과정에서는 ‘비평하기’, ‘진술하기', '창안하기', ‘논증하기’, ‘검토하기’, ‘수정하기’ 등의 활동을 차례대로 수행한다.
주제 검증과정
비평하기 : 글의 주제와 관련된 자료들을 조사 • 분석 • 요약하기
진술하기 : 글의 목적과 의의를 구체적으로 말하기
창안하기 : 주장을 구성하고 주제문을 만들기
논증하기 : 근거를 제시하고 설명하기
검토하기 : 다른 관점들을 파악하고 반대 의견을 예측하기
수정하기 : 주장을 점검하고 논의를 수정 • 보완하기
기본적으로 ‘주제 검증 과정’은 글을 구상하는 단계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것이 곧 검증의 완료를 뜻하지는 않는다. 검증의 작업은 본격적으로 글을 써 나가는 과정에서도 이루어지며, 글을 완성하는 순간까지 지속된다. 특히 구상 단계에서 생각한 내용이 실제 쓰기의 과정에서는 다른 형태로 바뀔 수 있으며, 예측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글쓴이는 주제와 관련된 고민들을 계속해서 붙들고 있게 된다.
글쓴이는 글의 주제를 하나의 완결된 문장으로 만들어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주제문은 독자가 이해하거나 수용하기를 바라는 중심 주장을 담고 있으며, 글의 핵심 내용, 모색의 방향과 해결 방안, 예측되는 결론 등을 지시하기도 한다. 주제문은 글쓴이의 관점과 입장이 얼마나 명료하고 구체적인지, 글의 내용이 얼마나 참신하고 의미 있는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해 준다.
글쓴이는 주제문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의 의미와 가치를 검토하고, 글이 전개되는 방식과 나아갈 방향을 예측할 수 있다. 주제문이 자신의 의견이나 태도를 분명하게 나타내 주지 못한다고 생각되거나, 추상적인 내용과 불분명한 표현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판단된다면,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원인을 찾아보고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주제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글쓴이는 주제문을 수정 및 보완할 수 있고, 글을 쓰기 이전에 거쳐야 할 준비 과정을 잘 밟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주제문을 완성한 후에는 글의 제목과 핵심어를 작성한다. 주제문은 제목과 핵심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며, 반대로 제목과 핵심어를 선정하는 과정을 통해 주제문이 향후에 작성될 글의 전체 내용을 통합적이면서도 압축적 으로 잘 담아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주제문은 각 단락의 소주제문을 구성하는 데도 활용된다. 소주제문은 주제문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완결된 문장으로 만들어야 하며 각 단락의 핵심 내용을 잘 드러내야 한다. 주제문을 글의 거점으로 삼아 각 단락의 소주제문을 작성하고, 나아가 이를 통해 주제문이 단락별 내용을 효과적으로 응축하고 있는지 점검한다.
‘제목-핵심어-주제문-단락별 소주제문’은 서로 상호 반영적 관계를 맺고 있으며, 논리적으로도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글을 계획하는 단계에서 각 요소 간의 관련성을 충분하게 검토해야만 주제 의식에서 벗어나지 않고 통일성과 응집력을 갖춘 글을 쓸 수 있다. 글을 실제로 써 나가는 과정에서 제목과 핵심어는 수정될 수 있지만, 수정의 폭이 지나치게 넓다면 구상한 내용과 작성되는 내용 사이의 편차를 반드시 확인해 보아야 한다.
학술 에세이 쓰기 과제를 수행할 때에는 본격적인 글쓰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계획서’를 작성하는 과정을 거친다. 계획서에는 글의 제목, 주제와 목표, 대상과 방법론, 결과와 제언, 참고 문헌 등이 포함된다. 다만 과제의 성격에 따라 계획서의 세부 요건과 내용은 달라질 수 있다.
(1) 제목
글의 제목을 작성한다. 제목의 요건은 두 가지로 대별된다. 첫째, 글의 주제와 목적이 잘 드러나야 한다. 둘째, 독자의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켜야 한다. 필요한 경우, 부제목을 활용하여 글의 핵심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할 수 있다.
(2) 주제와 목표
글을 쓰는 이유와 목적을 밝힌다. 글의 주제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해당 주제의 중요성과 가치를 설명한다. 기존의 논의들이 갖는 성취와 한계를 보여 주고 자신의 글이 어떠한 점에서 차별화되는지 기술한다. 이와 함께, 사전 조사 단계에서 획득한 정보를 요약하여 서술한다. 이상의 내용을 토대로, 글쓴이가 현재 설정한 목표와 달성 방안을 제시한다.
(3) 대상과 방법론
글에서 다룰 구체적인 논의 대상과 범위를 밝히고 선정 기준과 이유를 설명한다. 활용하고자 하는 연구 방법론을 소개하고 그것의 필요성과 적합성을 기술한다. 향후 예상되는 글쓰기의 절차와 연구 과정을 소개한다.
(4) 결과와 제언
글을 써 나가는 과정에서 무엇에 대해 알게 되고 어떠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을지 예상해 본다. 또한 글의 의의와 기대 효과를 예측하여 기술한다. 글의 성취와 한계를 미리 짚어 보고, 향후의 논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하여 제언한다.
(5) 참고 문헌
학술 에세이 계획서를 작성하기 위해 참조한 자료들의 출처와 서지 사항을 밝힌다. 이와 함께, 향후에 검토할 자료의 범위와 출처를 명시한다.
학술 에세이를 쓸 때에는 위에 제시한 내용과 항목들을 포함한 계획서를 작성하여 현재 쓰고자 하는 주제의 가치와 글의 의의를 판단해 보아야 한다. 계획서를 꼼꼼하고 충실하게 작성하면, 글의 의의와 가치를 구체적으로 검토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글을 써 나갈 때 맞닥뜨리게 되는 여러 문제들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한 편의 학술 에세이를 완성한 후에는 자기가 쓴 글을 검토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최소한 1회 이상의 수정을 거쳐야 하며, 가능하다면 여러 번의 검토를 통해 미흡한 점이나 문제가 되는 부분을 발견하고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고쳐쓰기의 단계에서는 교수자나 동료에게 글에 대한 강평을 들을 수도 있고, 글쓴이 스스로 논평자가 되어 자기 글을 검토하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동료 강평의 경험은 글쓴이가 자신과 타인의 글을 다양한 관점에서 관찰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집단 토론의 과정을 통해 글쓴이는 자기가 쓴 글의 의미와 한계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으며, 더 넓은 차원에서는 과제를 한층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동료의 글을 강평할 때나 글쓴이가 자기 글의 논평자 역할을 맡았을 때에는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글 점검표'를 사용하여 '주제—구성—단락—문장'의 세부 요소들을 구체적으로 점검할 수 있고, '질문하기'의 방법을 통해 '문제 발견-원인 진단-해결 방안'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어 볼 수 있다. 또한,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져 봄으로써 자신이 쓴 글이 학술 에세이의 성격에 부합하는지 점검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학술 에세이 검토 과정을 마치고 나서는 편집과 교정을 통해 글을 최종적으로 다듬고 보완한다. 완성한 글은 과제 마감 기한에 맞춰 제출한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두 번에 나누어 학술 에세이에 대해 알아보았다.
'글 쓰는 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학술 보고서와 논문 쓰는 법 (0) | 2023.12.11 |
---|---|
학술 보고서와 논문의 개념과 요건 (0) | 2023.12.11 |
학술 에세이 쓰는 법(1) (0) | 2023.12.09 |
학술 에세이의 정의 (0) | 2023.12.06 |
제안서 쓰기 (0) | 2023.1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