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법

한국어의 어법과 문법에 맞는 문장

volleyball manager 2023. 12. 14. 20:00

 

 말을 할 때에는 간단한 단어만으로도 대화할 수 있다. 순서를 바꾸어 말하거나 가벼운 실수를 해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표정과 제스처, 상황 등의 맥락을 통해 의미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은 그런 맥락을 떠나 존재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언제, 어디에서. 누가 읽어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문법과 어법에 맞게 써야 한다.

 

 문장은 간결하게 쓰는 것이 좋다. 긴 문장은 논리가 모호해 보일 뿐만 아니라 오류나 실수도 잘 드러나지 않는다. 정확하고 간결한 문장을 쓰기 위해서는  하나의 생각은 한 문장으로 쓰는 것이 좋다. 또, 한국어 문법뿐만 아니라 문장을 적절하게 사용하기 위한 어법도 잘 알아야 한다.

 

 문장은 주어와 서술어가 일치하고, 각 성분들이 서로 어울려야 한다. 간단한 문장은 주어와 서술어를 일치시키기 쉽지만, 길고 복잡한 문장은 주어와 서술어의 관계를 놓치기 쉽다. 그럴 경우 주어와 서술어를 파악해 서로 어울리는지 확인해야 한다.

 

예)

•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양측의 갈등이 지속적으로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극단적 충돌에는 이르지 않기 때문이다.(X)

•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양측의 갈등이 지속적으로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극단적 충돌에는 이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O)

 

예)

• 기상청은 올여름 장마가 예년보다 한 달 이상 길어질 것으로 예측하면서 장마 피해액이 수백억에 이를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X)

• 기상청은 올여름 장마가 예년보다 한 달 이상 길어질 것으로 예측하면서 장마 피해액이 수백억에 이를 것으로 집계하였다.(o)

 

 ‘대하여/대해’는 ‘생각하다, 인식하다’와 같은 동사와 어울리는 반면, 뒤에 명사 ‘인식’이 올 경우 그에 맞춰 ‘대한’이 쓰여야 한다.

 

 문장과 문장의 논리적 관계를 정확히 표현하려면 조사와 연결 어미를 제대로 사용해야 한다. 한국어에는 의미를 미묘하게 달리 표현하는 조사나 연결 어미들이 많다. 그 표현들이 지닌 의미나 기능의 차이를 구분하고, 문체에 따른 용법의 차이를 익혀서 적절하고 다양한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예) 최근의 혐오 범죄는 약자 스스로 약자를 혐오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 복잡함이 있다.

 

 문장 안에서 어떤 어휘에는 특정한 어휘 표현이 이어지는 것이 문법적이고 자연스럽다. 예를 들어, 동작성이 강한 ‘하다’는 조사 ‘에서’를 취하고, 존재성을 나타내는 ‘있다’는 ‘에’를 취한다.

 

 ‘-지다’는 '만들다, 쓰다’ 같은 동사에 피동의 의미를 더하거나(예: 만들어지다, 써지다), ‘예쁘다, 작다’ 같은 형용사에 변화의 의미를 더하는 데 사용된다 (예: 예뻐지다, 작아지다). 따라서 이미 ‘-이-, -히-, -리-, -기-'가 포함된 '잊히다, 불리다, 나뉘다. 모이다, 보이다' 등의 피동사에는 '-지다'를 함께 쓸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교육하다, 소개하다, 설득하다'와 같이 누군가에게 어떤 행동을 하거나 영향을 주는 의미를 지닌 표현이나. ‘개선하다'처럼 속성이나 상태를 다른 상태로 바꾸는 동사적 의미를 지닌 표현들은 사동과 비슷한 느낌이 있어 '- 시키다'를 함께 쓰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런 표현들은 ‘-하다’만으로 그 의미 를 표현할 수 있어서 '-시키다'를 쓸 필요가 없다.

 

 조사를 제대로 사용해야 의미 전달이 정확해진다. 예를 들어, 조사 ‘-을/를’이 나 ‘-이/가'는 각각 대상이나 주체를 나타내는 문법적 의미 외에 앞에 온 표현에 초점을 두고 그 의미를 강조해 주는 등 문장을 다채롭게 만드는 다른 의미도 가지고 있다.

 

 '공부하다'와 '공부를 하다', '논의되다'와 '논의가 되다'는 문장 속에서 미묘한 의미 차이를 드러낸다. 다른 일이 아닌 '공부'를 한 것, 단지 어떤 사안이 논의된 것이 아니라 '논의가' 되었으나 결정은 되지 않았거나 ‘비로소 논의가 된 것’일 수도 있다. ‘-에 가다’. ‘-에 보내다’의 처소를 나타내는 '에'도 ‘을/를’로 대체하면 그 표현에 초점을 두거나 강조하는 의미를 나타내게 된다.

 

 따라서 문장이 담고 있는 의미와 앞뒤의 맥락을 면밀하게 살펴본 후 신중하게 써야 한다.

 

 '-에 대한/대하여', '-에 의한/의하여' 등 몇몇 한자어 표현을 맥락에 관계없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의미의 차이를 고려하여 표현을 구별해서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에 대한'은 ‘(-을/를) 위한, 향한’이나 ‘ (-을/를) 이루기 위한, 다루는, 하고자 하는’ 등 다른 표현으로 바꿀 수 있다. ‘-에 의한’ 역시 ‘-에 따른’, ‘-로 빚어진’처럼 그 의미를 잘 나타내는 표현을 찾아서 사용한다.

 

 ‘-하는 데 있어’, ‘-함에 있어’나 ‘-에 있어’, ‘-에게 있어’와 같이 불필요한 표현을 쓰는 경우도 많다.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굳어진 표현 대신에, 간결하고 자연스러운 표현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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